로스쿨 입시 준비전 생각해봐야 하는 3가지 요소들
I. 들어가며
로스쿨 입시 준비는 요즘 많은 대학생들의 진로 옵션들중 하나일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는 깊은 동기부여 없이는 로스쿨 입시 준비를 하는 것은 상당한 리스크가 수반된다는 겁니다. 본 글은 법조인이 원래 꿈이었던 사람들 또는 대학 입학 후 오랜 고민 끝에 로스쿨 가기로 한 사람들을 위한 글은 아닙니다. 그보다 남들이 다 준비하니까 또는 로스쿨 가서 전문직이 되면 좋을 것 같다고 막연하게 생각한 사람들 이 읽어보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하 이 점을 전제하고 쓴 글이며 결론부터 미리 말하자면 법조인이 되고자 하는 정말 강한 동기부여가 없다면 로스쿨 입시 준비를 좀 더 신중히 재고해라입니다.
II. 예전보다 쉬워진 접근성
여기서 “쉬워진 접근성”이란 로스쿨 체제에서는 법조인이 되어볼까?하는 마음 정하는 과정이 기존 사법고시때보다 많이 심플해졌다는 뜻입니다. 무슨말이냐면 첫째, 사법고시 당시에는 비법학전공자는 막연히 법공부 한번 해볼까하고 도전하는 경우는 매우 적었다는 점, 둘째, 사법고시는 합격하느냐 여부만 있지만 로스쿨은 입학요건이 본인이 만족 못하면 학교를 낮추면 된다는 점만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로스쿨 입시 도전하기로 하는 결정의 문턱이 사법고시보다 낮습니다.
1. 사법고시 당시 비법학전공자
사법고시 선발인원이 1,000명일 때, 매해 평균을 내면 법학전공자가 80% 안팎이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비전공자 출신 20%, 즉 200명중에서 150명 안팎이 서울대 비법학과 전공자였습니다. 이 말은 1,000명중 5%정도인 50명정도가 비서울대 비법학 전공자였는데, 이마저도 서울 상위권 몇몇 대학들 비법학과들과 경찰대, 사관학교, KAIST랑 포항공대 같은 곳까지 합하면 50명중 상당수를 차지합니다. 이 수치는 당시 대다수 비법학 전공자들은 애초에 막연히 법조인이 좋겠다는 생각으로 사법고시에 올인하기에는 너무나도 큰 리스크도 따라서 무턱대고 법조인 도전을 하는 경우가 드물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2. 사법고시 당시 법학전공자
로스쿨 도입전 법학전공자들의 경우도 법조인을 원해서 법학과로 간 경우와 어쩌다 법학과로 간 경우로 나뉘었는데 후자의 경우, 학과 과정이 사법고시 과목과 대다수 겹쳤지만 사법고시 합격률이 약 5% (대략 1차 20,000명 응시, 3차 최종합격자 1,000명) 약간 넘었기에 무턱대고 하기에는 많은 고민이 따랐습니다. 즉, 비교적 사법고시 도전이 유리했던 법학전공자들도 무턱대고 도전하기는 힘들었다는 겁니다.
3. 로스쿨 입시 도전 = 로우리스크?
사법고시와 로스쿨 입시 준비의 가장 큰 차이는 전자는 말그대로 합격하느냐 마느냐로 이분법으로 나뉜 반면 후자는 원하는 로스쿨 진학이 힘들다면 로스쿨을 낮추면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변호사 시험은 어려운 시험이지만 그 합격률은 사법고시의 5%보다는 월등히 높은 건 변함없습니다. 이런 점들 때문에 학부생 시기를 로스쿨 입시 준비 베팅하는 것에 큰 고민이 없을 수 있습니다.
III. 로스쿨 입시 준비전 미리 공부
1. 상대 평가 그리고 법학 적성
하지만 변호사 시험 합격은 사법고시와 비교시 상대적으로 쉽다는 것이지 로스쿨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 변시 합격후 원하는 곳에서 일하는 것이 쉽다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왜냐하면 모든 과정은 절대평가가 아니라 상대평가로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또 예전 같으면 사법고시를 합격할 수 있는 능력를 갖춘 사람들이 로스쿨에 입학을 합니다. 따라서 그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본인이 일반적인 공부머리가 뛰어나다는 것 이상의 뭔가, 즉 법학 공부가 본인 적성과 맞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법학은 생각보다 적성을 많이 타는 공부이며 법학이 맞는지 여부는 LEET 시험 점수랑 사실상 별개의 영역입니다.
2. 로스쿨 입학 이후 = 하이리스크로 전환?
따라서 법조인이 되고픈 동기가 충분하더라도 막상 로스쿨 들어가서 공부가 많이 어렵다고 느껴지면 그 또한 난감할 것입니다. 이 때부터는 로스쿨이 사법고시보다 더 가혹해지며 로스쿨 입학이 오히려 하이리스크로 전환됩니다. 사법고시 같은 경우는 공부가 어려우면 몇 개월 해보고 금방 그만둘 수 있지만 로스쿨은 일단 입학한 이상 중간에 그만두기가 그렇게 쉽지 않기 때문인데요. 특히 학부생 때 로스쿨 입시 준비하면서 놓쳐버린 기회비용이 엄청 크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3. 법공부 미리해보기
이에 미리 법공부를 해보고 로스쿨 입시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을 겁니다. 미리 법학을 실제 입학했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공부해보면 바로 감이 올 수 있습니다. 많은 과목중 민법을 먼저 공부해보면 되는데 처음에는 많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런 난관이 있을 때마다 본인을 잘 관찰하면서 이 법학이란 공부가 본인한테 맞는지 확인을 진지하게 해야 합니다.
먼저 법공부를 함에 있어 어떻게든 밥먹을 때나 걸을 때나 해당 내용을 머리속에 넣으려는 그런 적극성이 부족하다면 법조인이 되고자 하는 동기가 약한 거나 법학 공부가 적성에 맞지 않다는 의미가 됩니다. 또 처음에는 의욕넘치다가 어느 시점부터 그렇지 않은 자신을 발견시 장기레이스가 요구되는 법공부가 어쩌면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냉정한 판단을 해야 합니다.
A. 민법
법학 과목중 법조인의 실력 지표가 되는 법은 민법임에는 이견이 없을 것입니다. 원래 사법고시 2차과목도 원래 7과목이었는데 민법을 두 과목으로 나누면서까지 8과목으로 바꾼 적이 있을 정도로 공부량에서 그리고 법학에서 차지하는 중요도에서나 민법은 압도적이고 절대적입니다. 결국 민법 실력이 탄탄하면 실력있는 법조인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본인이 로스쿨에서 3년 내에 방대한 양의 공부를 잘해낼 수 있을지 알 수 있는 방법은 민법 공부를 미리 해보는 것입니다.
민법 공부를 미리 해보는 것은 특별한 것은 아닙니다. 학기중 또는 방학 때 도서관에서 민법 교재를 빌려서 로스쿨에 입학했다 생각하고 민법 교재를 최소 두 달 정도 열심히 공부합니다. 그리고 변호사 시험 기출문제집도 빌려서 공부한 범위만큼의 문제를 직접 풀어봅니다. 두 달 정도 정말 열심히 공부를 하고 문제를 풀어보면 이 공부가 본인에게 맞는지 아닌지 감이 올 겁니다. 만약 이렇게 두 달 정도를 미리 투자하는 것이 망설여지면 로스쿨 입시 자체를 재고하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
교재는 가장 많이 읽히는 것을 고르면 될 것입니다. 교수 저로는 대표적으로 김준호 ‘민법강의’, 지원림 ‘민법강의’, 강사 저로는 정연석 ‘로스쿨 민법의 정석’이 있겠습니다. 교재 선택에 너무 신경을 쓰지 마시고 언급된 책 말고도 읽기 편하고 마음 가는 책 한 권이 있다면 그것을 대출하여 공부하시면 됩니다. 변호사 시험 기출문제도 학교 도서관에 많이 있을 것입니다.
B. 민사소송법
만약 민법 공부가 할 만 하고 시간적 여유가 되면 민사소송법 교재도 한번 보기를 권합니다. 민법만큼 집중하라는 것은 아니지만 꽤 난이도있는 법과목이기에 민사소송법의 높은 벽도 미리 체험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다만 민사소송법은 어디까지나 민법 공부를 제대로 한 후 보도록 합니다.
민소법 교재도 많이 읽히는 것을 고르면 됩니다. 교수 저로는 이시윤 ‘신민사소송법’, 강사 저로는 정연석 ‘로스쿨 민사소송법의 정석’이 있습니다. 꼭 이 둘 중 하나를 고를 필요없으며 민사소송법 변호사 시험 기출문제도 학교 도서관에서 검색 후 적정한 것을 보시면 됩니다.
민법과 민사소송법을 강조했다고 다른 법과목들이 수월하다거나 덜 중요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민법의 중요성과 민사소송법의 어려움은 어떻게든 넘어야 할 산이기에 이를 대하는 본인을 객관적으로 관찰하면서 진정으로 법조인이 되고자 하는 동기가 충분히 있는지 그리고 기출문제 풀면서 로스쿨에서 공부를 잘 할 수 있을지 미리 파악해봐야 한다는 것이 요지입니다.
IV. 마치며
어떻게 보면 타인의 진로 고민에 주제넘게 조언 아닌 조언을 한 것 같습니다. 따라서 본 글이 불편했다고 느낀 분들에게는 사과를 드립니다. 반대로 이 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 분들도 있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번 더 언급하자면 정말로 법조인이 되고 싶으신 분들은 열심히 원하는 바에 매진하시면 됩니다. 하지만 막연히 로스쿨 가서 법조인 되면 뭐 좋겠지라고 생각하는 분들은 로스쿨 입시 준비전 한번 더 생각해봤으면 합니다.
이 글을 읽은 후 만약 로스쿨이 본인 길이 아니라고 결론나더라도 크게 좌절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하고 싶은 일 찾기을 제대로 해보면 됩니다. 만약 학부생이라면 아직 무궁무진한 기회를 가지고 있습니다. 20대 중후반은 새로운 것을 시작하기에 절대 늦은 나이가 아닙니다. 그리고 “세상에서 잘 나가는 사람들 중에는 전부 변호사, 의사, 박사학위자가 없다”라고 강조하는 아래 영상이 생각의 전환을 일으켜 주리라 생각합니다. (투자하라는 의도로 첨부한 건 절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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